검색결과16건
영화

영화 ‘한산’ 한국어 자막 왜 쓰였나?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1인치의 자막 장벽을 넘어서면 새로운 영화 세계가 열린다”고 했다. 극복하고 넘어서야 할 것으로 치부되던 자막이 당당히 콘텐츠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누적관객 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한산’)이 한국어 대사에 자막을 입혀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초반에는 왜군의 일본어 대사에 자막이 나오고, 후반부 한산해전의 전투 장면에서 이순신(박해일 분) 등 조선 수군의 대사도 자막 처리된다. 김한민 감독은 이 자막에 대해 “전쟁의 밀도감을 높이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전투신의 효과음과 배경음악을 최대한 살리면서 대사까지 잘 전달하기 위해 자막을 삽입한 것. 전문가들은 ‘한산’의 자막 처리 시도에 대해 적절한 시도로 평가한다. 이미 콘텐츠 환경의 변화로 관객들이 자막에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막과 함께 시청해야할 영화, 드라마, 예능의 소비가 늘어났고 OTT에서 한국 콘텐츠를 볼 때 자막을 켜놓는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막이 이질감을 줬지만 이제는 콘텐츠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국 작품이라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자막을 켜놓고 보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물론 자막 사용에 비판적 시각도 있다. 대사와 효과음 등 음향을 살리는 방안을 신중히 고민하지 않고 대사로 손쉽게 해결하는 식으로 변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막이 삽입되면 영상에 대한 몰입감이 일부 깨질 수밖에 없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막으로 해결하기보다 다른 방안을 더 생각해 볼 것”이라고 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2022.08.07 16:16
무비위크

‘파친코’와 ‘야차’의 ‘1인치 장벽’ 허물기

‘한류’라는 말이 무색한 시대다. K콘텐트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며 글로벌 무대에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많은 한국 콘텐트가 전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 배우들의 열연을 등에 업은 K콘텐트들이 봉준호 감독이 언급한 ‘1인치의 장벽’, 즉 언어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 예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와 넷플릭스 영화 ‘야차’에 나오는 배우들은 3개 또는 4개 언어를 넘나들며 배역을 소화한다.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을 앞세운 ‘파친코’는 한국어를 기반으로 영어, 일본어 3개 국어로 제작됐다. 여기에 그 시절 부산, 제주 사투리까지 구현해내며 현실성을 더했다. 한국 부산, 미국 뉴욕, 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다양한 인물의 대사가 만들어지기까지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이 있었다. 3개 국어를 쓰는 솔로몬 역을 맡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 진하는 ‘파친코’를 위해 일본어를 배워 연기했다. 진하는 “일본어의 능숙함과 한국어의 어눌함을 조율하는 기술적인 부분을 습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7개월 동안 석사 논문을 하듯 임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파친코’ 스태프들은 번역, 사투리 전문가들의 힘을 빌려 대본을 번역했다. 영어를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번역하고 이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알맞은 뉘앙스를 찾지 못한다면 다른 영어 문장을 받기도 했다. 사투리를 자문해준 전문가는 “‘파친코’가 용감한 결정을 했다. 외우기도 까다로워서 배우가 안 되겠다고 하면 농도를 낮추려고도 했다. 그런데 (배우들이) ‘연습하면 다 할 수 있다’며 훌륭하게 소화해줬다”고 전했다. 설경구와 박해수는 ‘야차’ 속 상당한 양의 일본어, 중국어 대사를 위해 외국어 연기가 필수였다. 영화 ‘역도산’에서 능숙한 일본어를 선보인 설경구는 ‘야차’를 통해 중국어에 도전, “외국어는 무조건 연습만이 살길”이라며 반복을 강조했다. 영어까지 소화해야 했던 박해수는 “외국어 연습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야차’를 연출한 나현 감독은 외국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언어적 문제를 중요하게 여겼고, 외국어 연기의 정교함을 위해 촬영 현장에 중국어, 일본어 선생님을 배치했다. 배우들은 달달 외운 대사를 현장에서 체크를 받았고, 그 자리에서 교정했다. 완벽하지 않았던 부분은 후시 녹음을 통해 추가했다. 그런가 하면 K콘텐트의 열풍은 한국어에 대한 장벽도 낮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사의 50% 이상이 한국어로 된 이야기는 외면당하거나 ‘영어 비중을 높여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어 비중 60~70%의 드라마도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세빈 인턴기자 2022.04.14 08:55
무비위크

[26회 BIFF] '킹덤' 김성훈 감독 "봉준호 감독→'오징어 게임', 1인치 장벽 무너져"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김성훈 감독이 영화 '기생충'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까지 한국 콘텐트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사랑받고 있는 현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성훈 감독은 13일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만들기와 드라마 만들기' 오픈토크에서 "해외 뉴스 등에서 '오징어 게임'이 회자돼 동료 감독으로서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단 근래의 문제가 아니라, 예전부터 축적된 문제가 있었다. 5000만 밖에 쓰지 않는 한국어라는 언어적 제약이 있었다"며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OTT 플랫폼이 언어적 한계의 족쇄를 풀어주니 마음껏 날아다니는 것이 아닐까"라고 했다. 또 김 감독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말한 '1인치의 장벽', 그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러한 과거의 장애물로부터 벗어나서 한국 콘텐트가 각광받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작품들이 그런 코스로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넷플릭스 시리즈 'D.P.'의 한준희 감독 또한 "한국의 창작자들이 굉장히 잘 만든다. 한국 사회가 다이나믹하지 않나. 영화는 그런 동시대성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이 한국 콘텐트로 하여금 다이나믹한 대한민국을 비틀기도 하고 직설적으로 보여주게 한다. 여러 함의를 보여줄 수 있어 많은 분들이 한국 콘텐트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0.13 18:12
무비위크

[이슈IS] 수상의 영광 넘어 영국 사로잡은 윤여정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배우 윤여정이 콧대 높은 영국인들마저 휘어잡았다. 윤여정은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전 3시(영국 시간 4월 11일 오후 7시)에 BBC ONE을 통해 생중계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Film Awards)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시에 영국인들의 허를 찌른 수상 소감으로 트로피 그리고 웃음과 박수갈채를 동시에 받았다. 화상으로 출연한 그는 "어떻게 소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선정되어 매우 기쁘다. 아! 이제는 수상을 했다"면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에딘버러 공작 필립공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10일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이어 직설적이면서도 예의를 갖춘 입담으로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윤여정은 "상을 줘 감사하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나 고상하다고 알려진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다(Thank you so much for this award. Every award is meaningful but this one, e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and they approved me as a good actor, so I’m very very privileged and happy)"라며 "나에게 표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영국 아카데미(BAFTA)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수상 직후 윤여정의 특별한 수상 소감은 트위터 등 SNS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윤여정이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곧장 윤여정과 인터뷰하며 화제가 된 수상 소감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윤여정은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에 긍정하며 "나는 영국에 여러번 방문했고, 10년 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펠로우십을 했다. 어딘가 모두 콧대가 높은 것 같다고 느꼈다. 그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당신들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그래서 자부심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시아 여성으로서 나는 그들이 콧대가 매우 높다고 느꼈다. 이게 나의 솔직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인터뷰에서마저 윤여정다운 솔직한 매력이 활자를 넘어 전해졌다. 지난해 작품뿐 아니라 입담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당시 봉준호 감독은 그간 한국영화가 미국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되지 못한 이유를 묻자 "오스카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지역적)이니까"고 답했다. 이외에도 "1인치의 장벽" 등 많은 명언을 남겼다. 봉 감독에 이어 이제는 윤여정이 'K-입담'의 계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편,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상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에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이미 '미나리'를 통해 30여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받은 그는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가장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할리우드 시상식 배팅 사이트 골드더비 조사 결과 전문가 21명 모두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것이라 예견했다. 윤여정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오스카 관련 질문은 많이 받았다면서 "나는 미국 아카데미상이나 영국 아카데미상에 대해 아는 게 없다. 한국에서 이 일을 오랫동안 해왔고, 한국에서만 유명하지 국제적으론 그렇지 않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러니 저한테 묻지 마요!"라며 웃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12 15:05
연예

[56회 백상] "한국영화 101년사 최고의 천재"…'대상', 당연히도 봉준호

'56회 백상예술대상' 대상 봉준호 이변은 없었다. 있어서는 안 됐다.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 트로피는 당연하게도 봉준호 감독에게 돌아갔다. 봉준호 감독은 5일 오후 4시 50분 경기도 일산 킨텍스 7홀에서 열린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대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됐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까지 약 10개월간 펼쳐진 '기생충' 레이스를 마치고 지난 2월부터 '칩거'에 들어간 봉 감독은 이날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를 통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봉준호 감독과 대상을 두고 경쟁한 후보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이었다. 봉준호 감독이냐,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냐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셈이다. 대상의 주인공을 높고 벌인 심사는 단 5분 만에 끝났다. 치열한 논의는 없었다.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고, 반박할 수 없었다. 심사위원 7인 모두 봉준호 감독을 향한 찬사를 쏟아낸 후 대상 수상자가 결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연출자로서의 재능은 물론 스타성까지 가진 흔치 않은 감독"이라며 "봉준호 감독이 그간 켜켜이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기생충'이라는 기적 같은 결과물로 귀결됐다. '괴물'에도, '설국열차'에도, 그리고 '기생충'에도 모두 이 사회를 꿰뚫어 보는 봉준호 감독의 시선과 의식이 담겼다. 천재적이면서도 집요하다. 한국영화 101년사에 다시 없을 인물이자 1000년에 한 번도 나오기 힘든 인물이다. '제2의 봉준호'에 관해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의 뒤를 잇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심사평을 내놓았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1년간 '기생충'으로 한국영화사의 모든 기록을 석권했다.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을 썼고, 국내외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최다' 트로피를 품에 안았으며, 한국영화 '최초'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백상예술대상을 끝으로 그는 화려하고도 길었던 '기생충' 레이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석었던 영화광은 전 세계 관객들이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도록 만들었다. 미국 로컬 시상식인 아카데미에서 한국 로컬 영화로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 등 세계적 감독들에게 텍사스 전기톱으로 트로피를 잘라 나눠주지 못해 아쉬워했다. 자신 작품의 장르를 명확히 정의하기 힘들다고 하자, 스스로가 곧 장르가 돼 버렸다. 역사는 지금도 쓰여지고 있다. 장기 휴가를 받았다지만 봉 감독은 쉬지 않고 성실히 펜을 들었다. 외부와 연락을 차단하고 차기작 시나리오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앞서 그는 "나는 노동을 정말 많이 하는 사람이라 이번엔 좀 쉬어볼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이 쉬지 말라고 하더라"고 말하며 다음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6.06 10:13
무비위크

[92회 아카데미] "봉준호의 기적" 파격의 '기생충', 전통의 '1917' 누르다

이변이 일어났다. 비 영어 영화 최초로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했다. '오스카 소 화이트'라는 오명도 벗게 만든, 봉준호의 기적이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비 영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인으로서는 대만의 이안 감독에 이어 2번째로 감독상을 받았고, 비 영어 영화로는 6번째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당초 '기생충'의 최대 적수는 '1917'이 될 전망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기생충'과 '1917' 두 작품의 양강 구도를 예측했다. 그럼에도 누구 하나 쉽게 확신을 하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생충'은 신드롬급 화제를 모은 파격적인 작품이며, 전쟁 영화로 서양의 역사를 다룬 '1917'은 전통적으로 아카데미가 사랑하는 유형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상반된 매력의 두 영화의 경쟁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돌아갔다. 결국 '기생충'이 최후의 미소를 지었다. 이날 4관왕에 오르며 3관왕 '1917'을 눌렀다. 여전히 보수적이어 보였던 오스카였기에 놀라운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마지막 작품상까지 '기생충'의 이름이 호명되자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봉 감독의 표정이 이를 방증했다. 또한, '기생충'은 '오스카 소 화이트'라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한 백인우월주의의 오명도 벗게 만들었다. 아니, 아카데미가 '기생충' 덕분에 변했다고 보는 편이 더 적확할 수도 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간 외국어영화상이라 부르던 비 영어 영화를 대상으로 한 부문의 이름을 국제영화상으로 바꾸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기생충'을 선정했다.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로컬 시상식"이라며 관객들에게 "1인치의 자막이라는 장벽을 넘어보라"던 봉 감독은 이날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이름이 바뀐 첫 상을 받게 돼 의미가 깊다. 오스카의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전통을 깨게 만드는 '기생충'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언어도, 피부색도 아니었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 그것만이 오스카를 받을 자격이었다. 1929년부터 시작된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최대의 영화 시상식이다. 트로피의 이름이기도한 일명 오스카라고도 불린다.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 8469명의 회원들이 투표, 선정해 시상한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이들만 회원이 될 수 있어, 영화인에 의한 영화상봉준호 감독이 말했듯 미국의 로컬 시상식이긴 하나, 세계 영화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할리우드를 무대로 하기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시상식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2.10 14:58
무비위크

['기생충' in 아카데미②] 봉준호 계획·충무로 염원 통했다(feat.소감)

계획되지 않았던 계획은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한국영화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본선 무대에 진출한 것은 '기생충'이 최초. 한국영화가 매해 노렸던 국제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부문은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이후 58년간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라 의미를 더한다. '기생충'은 13일 오후 10시 18분(현지 오전 5시 18분)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해진 92회 최종 후보작(자) 발표에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 등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후보 확정 후 여러 외신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데드라인과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꼭 '인셉션' 같다. 곧 잠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 같다. 난 여전히 '기생충' 촬영장이고, 모든 장비가 부서지고, 밥차가 불에 타는 것을 보며 울부짖는 그런 상상을 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바로 지금의 모든 것은 완벽하고, 난 매우 행복하다"는 진심을 표했다.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는 "후보에 오르기 위해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이런 일이 일어났다. 특히 편집상과 미술상 부문에 오른 것이 기쁘다. 모두 오랜 경력을 지닌 마스터들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위해 모든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들이 후보에 지명된 것을 보니 행복하다. 아카데미 유권자들이 동료 영화인으로 인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로컬 시상식'이라 호쾌하게 표현했지만, 한국 영화가 전 세계 영화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할리우드 메인 시상식에 입성, '로컬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은 분명 획기적인 사건이다. 충무로는 물론, 어느 나라보다 영화라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국내 영화 팬들의 오랜 염원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한국영화 100년사에 큰 선물은 곧 전설의 시작이었다. '기생충'에 대한 심상찮은 반응을 파악한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은 센스있는 오스카 캠페인을 진두지휘하며 '기생충' 신드롬을 함께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11일 뉴욕과 LA 3개 상영관에서 선 개봉한 '기생충'은 역대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의 극장당 평균 매출 기록을 넘어서는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며 최대 620개까지 상영관 수를 빠르게 확장했다. 누적 매출액은 2536만8736달러(한화 약 293억원)로, 북미 개봉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찍었다. 이어진 오스카 레이스는 트로피 싹쓸이의 발판이 됐다. '기생충'은 전미 비평가위원회(외국어영화상), 뉴욕 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LA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송강호), 필라델피아 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워싱턴DC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시카고 비평가협회(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미국영화연구소(AFI 특별언급상),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 각본상) 등에서 주요 부문 상을 휩쓸었다. 이 같은 북미 반응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10월 개봉 후 박스오피스에서 되게 좋은 결과를 얻었고, 사람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내줘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영화는 결국 가난한자와 부자,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인데 미국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심장 같은 나라 아닌가. 논쟁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정치적 메시지나 사회적 주제도 있지만, 그것을 아주 매력적이고 관객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전해주는 뛰어난 배우들의 매력이 어필됐기 때문에 미국 관객들의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직언섞인 진심을 드러냈다. 또 수상 순간에는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시네마'"라는 임팩트 있는 수상소감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로컬'의 장벽을 뛰어넘고 당당히 오스카를 품에 안은 '기생충'을 만나게 될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1.14 13:30
무비위크

[투데이IS] 아카데미 오늘 최종 후보 발표..'기생충' 파란 일으킬까

오늘(13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 후보가 발표된다. 각종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어떤 부문의 후보에 오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전 5시 18분, 한국 시각으로 오후 10시 18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스카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녀 주조연상을 포함해 24개 부문 후보를 공개한다. 관심은 단연 '기생충'에 쏠려 있다. '기생충'은 이미 각종 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해 북미에서 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오마바 전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도 빠짐없이 '기생충'을 호평했다. 비 영어 영화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다.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각본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후 봉준호 감독은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많은 멋진 세계 영화 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시네마'"라는 소감을 남겼다. 오스카에서도 국제영화상 후보 노미네이트는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 나아가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도 오를 수 있을지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77회에서 축!생일(박세종 감독)'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85회 '아담과 개(이민규 감독)'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가 됐다. 88회에서 조수미가 부른 '유스'의 주제가가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기생충'의 경우 앞선 노미네이트와는 상황이 다르다. 주요 부문 후보를 노리고 있기 때문.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전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송강호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1.13 09:20
무비위크

"봉준호가 또…" '기생충', 英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 후보(종합)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이번에는 영국 아카데미를 정복하기 위해 나선다. 7일 오후 발표된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ritish Academy Film Awards, BAFTA) 최종 후보 리스트에 '기생충'은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먼저 최고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1917' '아이리시맨' '조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경쟁한다. 이어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경쟁작은 '북스마트' '나이브스아웃' '결혼 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차지한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을 비롯해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까지 쟁쟁한 거장들과 경쟁에 나선다. 당연하다는 듯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됐다. '더 페어웰' '사마에게' '페인 앤 글로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놓고 대결한다. '기생충'은 앞서 지난 6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 베버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더 페어웰(룰루 왕 감독)', '레미제라블(래드 리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셀린 시아마 감독)'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모두 제쳤다. 봉준호 감독은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많은 멋진 세계 영화 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시네마'"라는 멋진 수상 소감을 남겼다. 또한 오는 2월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 올라 있다. 여기에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트까지 거침없이 '정복' 중인 '기생충'. 몇 개의 트로피를 또 추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1.07 19:53
무비위크

"입이 귀에 걸렸다" 조여정이 전한 '기생충' 골든글로브 비하인드

배우 조여정이 영화 '기생충' 주역들의 골든글로브 정복기를 공개했다. 조여정은 6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정은과 함께 찾은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의 근황을 전했다.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들고 봉 감독, 송강호와 포즈를 취해 보였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가기 전 준비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또 조여정은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후 '트로피 단체사진도 못찍고 나와 드레스만 벗고 공항으로 달려가지만 입이 귀에 걸려있으니 괜찮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 베버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사 100년 가운데 최초다. '더 페어웰(룰루 왕 감독)', '레미제라블(래드 리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셀린 시아마 감독)' 등 쟁쟁한 영화들과 경쟁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수상 후 봉준호 감독은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 넘으면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많은 멋진 세계 영화 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시네마'"라는 인상 깊은 소감을 남겼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매년 영화와 드라마를 총망라해 최고의 작품과 배우를 선정한다. 골든글로브 수상이 곧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오는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1.06 17:38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